사마귀 이야기 4

연가시는 어떻게 사마귀를 물로 이끄나

연가시는 곤충 몸속에서 자란 뒤 물속으로 나가야 합니다. 연가시에 감염된 사마귀는 물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에 끌리고, 연가시 유전자 중에는 사마귀 유전자와 거의 같은 것이 1,400개 넘게 있었습니다.

14/16물에 들어간 감염 사마귀 중 편광이 강한 수조를 고른 수
1,420개사마귀 유전자와 가장 비슷한 연가시 유전자
0사람에게 기생한 확인 사례

연가시의 한살이

연가시(유선형동물)는 물속에서 알을 낳습니다. 알에서 나온 유충은 하루살이·모기·깔따구 같은 물속 곤충의 유충 몸에 들어가 주머니를 만들고 기다립니다. 이 곤충이 자라 땅으로 날아가고, 사마귀·귀뚜라미·메뚜기 같은 곤충이 그것을 먹으면 연가시가 새 숙주의 몸속에서 자랍니다.

다 자란 연가시는 보통 몸길이 5~10cm 정도입니다. 숙주가 물에 들어가면 몸 밖으로 빠져나와 물속에서 짝을 찾습니다. 다 자란 연가시는 입과 장이 제 기능을 하지 않아 먹지 않습니다.

사마귀는 물빛에 끌린다

물 표면에서 반사된 빛은 한 방향(수평)으로 진동하는 편광이 강합니다. 2021년 일본 고베대학교 연구팀은 연가시(Chordodes 속)에 감염된 넓적배사마귀가 이 수평 편광에 끌린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 실험실: 한쪽은 편광, 한쪽은 편광이 아닌 빛이 비치는 통에 사마귀를 넣었더니, 감염된 사마귀가 편광 쪽을 더 많이 골랐습니다. 특히 밝은 조건에서 뚜렷했습니다.
  • 야외: 편광은 강하지만 어두운 수조와, 밝지만 편광이 약한 수조 사이에 사마귀를 풀어놓았습니다. 물에 들어간 감염 사마귀 16마리 가운데 14마리가 편광이 강한 수조로 들어갔습니다.

연구진은 이 성질이 감염된 사마귀가 물로 들어가는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연가시가 어떻게 이런 성질을 만드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마귀 유전자를 가진 연가시

2023년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등의 연구팀은 사마귀에 기생하는 연가시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연가시 유전자 1,420개가 다른 어떤 생물보다 사마귀 유전자와 가장 비슷했고, 그중 1,342개는 염기서열이 평균 94.5% 같았습니다. 사마귀를 숙주로 삼지 않는 다른 연가시에는 이런 유전자가 없거나 크게 달랐습니다.

연구진은 오랜 세월 동안 사마귀에서 연가시로 유전자가 여러 번 옮겨 간 결과(수평 유전자 이동)로 해석했습니다. 두 동물 사이에서 보고된 수평 유전자 이동 가운데 가장 많은 수입니다. 사마귀를 물로 이끄는 시기에 발현이 달라지는 연가시 유전자 중에는 신경 조절, 빛 감지, 하루 주기 리듬과 관련된 것들이 있었습니다.

아직 모르는 것

같은 연구에서 조종당하는 동안 사마귀 뇌의 유전자 발현은 뚜렷하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사마귀에서 온 유전자들은 조종에 쓰일 "후보"이고,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연가시가 바꾸는 계곡

연가시는 사마귀뿐 아니라 꼽등이·메뚜기류도 물로 이끕니다. 2011년 일본의 한 계곡 연구에서 연가시에 감염된 꼽등이·메뚜기류는 감염되지 않은 개체보다 물에 들어갈 가능성이 20배 높았고, 물에 뛰어든 곤충이 그 계곡 물고기(산천어류)가 1년 동안 얻는 에너지의 약 60%를 차지했습니다. 이 연구의 숙주는 사마귀가 아니라 꼽등이·메뚜기류라는 점에 주의하세요.

사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연가시는 사람에게 기생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토사물이나 소변에서 연가시가 나온 사례가 드물게 보고됐지만, 우연히 삼킨 것이 몸을 통과한 경우(가짜 기생)로 봅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연가시〉는 사람에게 기생해 물로 뛰어들게 만드는 변종 연가시를 소재로 450만 명 넘는 관객을 모았습니다. 영화 속 설정은 허구입니다.

옛날에는 곤충 사마귀를 "연가시"나 "연까시"라고 부르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곤충과 기생충 중 어느 쪽 이름이 먼저였는지는 문헌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잘못 알려진 이야기

  • "연가시가 사람에게 감염된다" — 영화 설정입니다. 사람 사례는 우연히 삼킨 가짜 기생입니다.
  • "연가시가 사마귀를 자살시킨다" — 연구는 편광에 끌리는 성질이 입수를 "설명할 수 있다"고 했고, 조종 방법은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 "연가시가 사마귀 유전자를 훔쳐 조종에 쓴다" — 유전자가 비슷한 것은 확인됐지만, 조종에 쓰인다는 것은 후보 단계입니다.
  • "물고기 먹이의 60%가 사마귀" — 그 연구의 곤충은 꼽등이·메뚜기류였습니다.

이 글에 나온 연구

Obayashi et al. (2021) Enhanced polarotaxis can explain water-entry behaviour of mantids infected with nematomorph parasites. Current Biology 31: R777–R778

한 일
감염·비감염 넓적배사마귀를 편광·비편광 선택 장치에 넣고, 야외에서 편광 세기가 다른 두 수조 사이에 풀어놓았다.
알아낸 것
감염 개체가 수평 편광을 더 선택했다. 물에 들어간 16마리 중 14마리가 편광이 강한 수조를 골랐다.

Mishina et al. (2023) Massive horizontal gene transfer and the evolution of nematomorph-driven behavioral manipulation of mantids. Current Biology 33: 4988–4994

한 일
조종 전·중·후 연가시와 사마귀 뇌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다.
알아낸 것
연가시 유전자 1,420개가 사마귀 유전자와 가장 비슷했다. 사마귀 뇌의 발현 변화는 뚜렷하지 않았다.

Sato et al. (2011) Nematomorph parasites drive energy flow through a riparian ecosystem. Ecology 92: 201–207

한 일
일본 계곡에서 곤충이 물에 들어가는 빈도와 물고기의 먹이 에너지를 조사했다.
알아낸 것
감염된 꼽등이·메뚜기류의 입수 가능성 20배, 물고기 연간 에너지의 약 60%.

참고한 자료

  1. Hanelt, Thomas & Schmidt-Rhaesa (2005) Biology of the phylum Nematomorpha. Advances in Parasitology 59
  2. RIKEN 보도자료 (2023)
  3. Korean Journal of Parasitology (2012) — 일본의 사람 가짜 기생 사례
  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사마귀
  5. 위키백과 — 연가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