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권: 전설과 기록
당랑권(螳螂拳)은 중국 산둥 지방의 무술입니다. 명나라 말~청나라 초 산둥 즉묵 사람 왕랑(王朗)이 사마귀가 매미를 잡는 모습을 보고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왕랑이 실제로 살았는지, 정말 창시했는지는 역사 기록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전설입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계보는 청나라 중기 이후의 무술가들부터 시작합니다. 연구자들은 당랑권이 청나라 때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수레를 막아선 사마귀
사마귀가 앞다리를 들고 수레바퀴를 막아서는 이야기는 여러 옛 문헌에 나오는데, 문헌에 따라 뜻이 다릅니다.
《장자》: 제 힘을 모르는 사마귀
《장자》 인간세 편에서 거백옥은 포악한 군주의 태자를 가르치게 된 안합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대는 사마귀를 모르는가? 성이 나서 팔을 휘둘러 수레바퀴를 막으려 하니,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모른다. 자기 재주가 뛰어나다고 믿기 때문이다." 강한 상대 앞에서 재능을 자랑하다가는 위험하다는 경고입니다. 《장자》 천지 편에도 비슷한 비유가 한 번 더 나옵니다.
《한시외전》·《회남자》: 용기 있는 사마귀
《한시외전》 권8과 《회남자》 인간훈에는 제나라 장공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장공이 사냥을 나갔을 때 벌레 한 마리가 발을 들어 수레바퀴를 치려 했습니다. 마부가 "사마귀라는 벌레인데,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 모르며 제 힘을 헤아리지 않고 적을 가볍게 봅니다"라고 하자, 장공은 "이것이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천하의 용사였을 것"이라며 수레를 돌려 피해 갔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용감한 사람들이 장공에게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사마귀는 비웃음의 대상이 아니라 용기의 상징이고, 장공은 사마귀를 존중해서 길을 비켰습니다.
오늘날의 뜻
지금 쓰는 사자성어 당랑거철(螳螂拒轍)은 자기 힘을 헤아리지 않고 강한 상대에게 무모하게 덤비는 것을 뜻합니다. 《장자》 쪽 뜻에 가깝고, "당랑거철"이라는 네 글자 형태는 후대에 굳어진 표현입니다. 우리 속담 "버마재비 수레 버티듯"도 같은 뜻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사마귀가 매미를 노리는 동안 그 뒤에서 참새가 사마귀를 노린다는 이야기(당랑포선)도 실려 있는데, 눈앞의 이익만 보다 뒤의 위험을 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상표초: 알집으로 만든 약재
상표초(桑螵蛸)는 사마귀 알집을 쪄서 말린 한약재입니다. 이름은 뽕나무(桑)에 붙은 알집이라는 뜻에서 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한약재 규격은 상표초를 사마귀, 좀사마귀, 넓적배사마귀의 알이 든 알집을 찐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옛 문헌과 사전에는 여러 증상에 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이렇게 썼다는 기록일 뿐, 효과가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마귀의 여러 이름
- 우리말: 사마귀 말고도 당랑, 버마재비, 연까시 같은 이름이 있습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지역에 따라 오줌싸개, 연가시, 당의엥이 같은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버마재비"는 "범"과 "아재비"가 합쳐진 말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 영어 mantis: "예언자, 점쟁이"를 뜻하는 그리스어 μάντις(만티스)에서 왔습니다. 앞다리를 모으고 서 있는 모습이 기도하거나 신탁을 전하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으로 설명합니다. 사마귀 무리의 학술 이름 Mantodea는 1838년 독일 곤충학자 헤르만 부르마이스터가 붙였습니다.
피부 사마귀와 같은 이름인 이유
곤충 사마귀와 피부에 나는 사마귀는 이름이 같지만, 어느 쪽 이름이 먼저인지, 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확정된 설명이 없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두 낱말을 따로 싣고 있을 뿐 어원 관계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옛 문헌에서 곤충은 "연가싀" 같은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는 점을 들어, 피부 사마귀 이름이 곤충에게 옮겨 갔다고 추측하는 견해도 있지만 학설로 정리된 것은 아닙니다.
민간에는 피부 사마귀가 난 자리에 곤충 사마귀를 대면 뜯어 먹어서 낫는다는 이야기, 반대로 사마귀가 내뿜는 액체가 닿으면 피부 사마귀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둘 다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피부 사마귀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생기므로 병원에서 치료해야 합니다.
다른 문화 속 사마귀
남아프리카: 산(San)족 가운데 /Xam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사마귀 모습으로도 나타나는 존재 /Kaggen(카겐)이 등장합니다. 세상을 만들기도 하고 사람을 속이기도 하는 인물로, 1870년대 빌헬름 블레크와 루시 로이드가 /Xam 사람들의 구술을 받아 적은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카겐은 영양 같은 다른 모습으로도 나타나서, 흔히 말하는 "사마귀 신"은 단순화한 표현입니다.
프랑스: 곤충학자 장앙리 파브르는 《곤충기》에서 기도하는 듯한 사마귀의 자세가 사실은 먹이를 노리는 자세라고 썼습니다. 사육장 안에서 암컷 한 마리가 수컷 여러 마리와 차례로 짝짓기하고 잡아먹은 관찰도 남겼는데, 야외에서는 이런 일이 훨씬 드뭅니다(사냥 이야기 참고).
잘못 알려진 이야기
- "당랑권은 명나라 왕랑이 창시했다" — 왕랑은 전설 속 인물이고, 기록으로 확인되는 계보는 청나라 때부터입니다.
- "제 장공이 분수 모르는 사마귀를 비웃었다" — 원문에서 장공은 사마귀를 용사라 부르며 수레를 돌려 피했습니다.
- "상표초는 ○○에 좋다" — 전통 문헌의 용도이며 검증된 의학 사실이 아닙니다.
- "곤충 사마귀가 피부 사마귀를 먹어 치료한다" — 근거 없는 속설입니다. 두 이름의 어원 연결도 확정된 학설이 없습니다.
이 글에 나온 연구
- 한 일
- 고전 원문.
- 알아낸 것
- "怒其臂以當車轍" — 제 힘을 모르고 수레를 막는 사마귀 비유.
- 한 일
- 고전 원문.
- 알아낸 것
- 제 장공이 수레를 막는 사마귀를 천하의 용사라 부르며 수레를 돌려 피했다.
- 한 일
- 공정 규격 문서.
- 알아낸 것
- 사마귀·좀사마귀·넓적배사마귀의 알이 든 알집을 찐 것으로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