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어떻게 씌웠나
2016년 뉴캐슬대학교 연구팀은 사마귀(Sphodromantis lineola) 암컷의 두 눈 앞에 지름 약 7mm의 필터 조각을 밀랍과 송진을 섞어 붙였습니다. 한쪽은 파란색, 한쪽은 초록색 필터였습니다. 사마귀는 빨간색을 잘 보지 못해서, 사람용 빨강·파랑 안경 대신 파랑·초록을 썼습니다. 영화관처럼 편광을 이용하는 안경도 시도했지만 두 눈 영상이 섞여서 실패했습니다.
연구팀은 사마귀 앞에 화면을 두고 가짜 벌레 영상을 보여 줬습니다. 두 눈에 서로 조금 다른 위치의 영상을 주면, 벌레가 화면보다 앞쪽, 앞다리가 닿는 거리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입체로 보이면 공격했다
벌레가 공격 거리 안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주자 사마귀는 절반이 넘는 시행에서 앞다리로 공격했습니다. 입체 효과가 없는 영상에는 거의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사마귀가 두 눈에 들어오는 영상의 차이로 거리를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사마귀의 입체시는 이 실험 전에도 알려져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 사뮈엘 로셀이 사마귀 눈앞에 프리즘을 대어 거리 판단이 달라지는 것을 보였습니다. 2016년 연구는 컴퓨터 화면으로 조건을 정밀하게 바꿔 가며 시험할 수 있는 "곤충용 3D 영화관"을 만든 것입니다.
2018년: 사람과 다른 방식
2018년 후속 연구에서는 사마귀와 사람에게 같은 종류의 특수한 입체 영상을 보여 줬습니다. 작은 점이 무작위로 흩어진 화면에서 일부 영역만 움직이게 하고, 한쪽 눈 영상의 밝기를 뒤집거나 두 눈의 점 무늬를 아예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의 입체시는 이런 영상에서 크게 무너졌습니다. 사람은 두 눈에 들어온 같은 무늬를 맞춰서 거리를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마귀는 원래 영상과 비슷하게 반응했습니다. 사마귀는 무늬 자체가 아니라 장면에서 무언가 바뀌는(움직이는) 위치가 두 눈에서 얼마나 다른지만 비교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방식이 계산이 단순해서 뉴런 약 100만 개 규모의 작은 뇌로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멈춰 있는 장면의 깊이는 알기 어렵지만, "움직이는 먹이가 잡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가"를 판단하는 데는 충분합니다.
눈 속 까만 점은 눈동자가 아니다
사마귀 겹눈에 보이는 까만 점은 가짜 눈동자(위동공)입니다. 겹눈은 작은 낱눈이 모인 것인데, 보는 사람 쪽을 정면으로 향한 낱눈들은 빛을 흡수해 까맣게 보이고, 옆을 향한 낱눈은 빛을 반사해 밝게 보입니다. 보는 위치를 바꾸면 정면을 향하는 낱눈도 바뀌므로 까만 점이 따라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잘못 알려진 이야기
- "사마귀는 3D를 보는 유일한 곤충" — 논문 표현은 "입체시가 입증된 유일한 무척추동물"입니다. 다른 곤충은 제대로 시험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 "뉴캐슬 연구가 곤충 입체시를 처음 발견" — 1980년대 로셀의 프리즘 실험이 먼저 보고했습니다.
- "사마귀가 사람보다 3D를 잘 본다" — 두 눈의 무늬가 맞지 않는 특수한 영상에서만 사람보다 나았습니다.
- "영화관 3D 안경" — 편광 안경은 실패했고, 파랑·초록 색 필터를 썼습니다.
이 글에 나온 연구
- 한 일
- 사마귀에 파랑·초록 필터 안경을 붙이고 시차를 준 가짜 먹이 영상을 보여 줬다.
- 알아낸 것
- 앞다리 거리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에만 공격이 많았다.
- 한 일
- 3D 안경을 쓴 사마귀와 사람에게 두 눈의 무늬가 맞지 않는 입체 영상 등을 보여 주고 비교했다.
- 알아낸 것
- 사마귀는 무늬가 맞지 않아도 움직이는 영역의 위치 차이로 거리를 판단했다. 사람은 이런 영상에서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