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 나서 후보정하는 시간이 점점 줄었다. 예전에는 꽤 오래 붙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흑백 전환하고 대비 조금 올리고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장에서 이미 결정이 끝난 사진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후보정으로 살리는 사진보다, 찍을 때 이미 괜찮은 사진이 더 오래 남는다.
물론 완전히 손을 안 대는 건 아니다. 노출이 좀 아쉽거나, 먼지가 들어갔을 때는 손을 본다. 하지만 ‘이 사진을 더 좋게 만들어보자’는 식의 작업은 거의 안 한다.
카메라 안에 있는 JPEG를 그대로 쓰는 경우도 많아졌다. RAW를 열어보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진이 처음의 느낌을 잃어버리는 게 싫어서다.
사진을 다듬는 행위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나는 지금 그 과정이 잘 안 맞는다. 찍는 순간에 더 집중하고 싶다.
그래서 요즘은 카메라 설정을 꽤 신중하게 한다. 나중에 고칠 생각을 안 하니까, 처음부터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