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카메라를 메고 다니면 저녁에 어깨 한쪽이 분명히 다르다. 처음에는 신경도 안 쓰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가벼운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도 결국 이 무게 때문이다. 처음 몇 시간은 아무렇지 않다가 오후가 되면 스트랩이 파고드는 느낌이 온다. 특히 한쪽으로만 메고 다니면 그 쪽이 더 빨리 지친다. 가끔 반대쪽으로 바꿔 메지만 금방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이미 몸에 밴 습관이다.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사진에 대한 태도도 조금씩 달라진다. 초반에는 조금만 눈에 걸려도 멈춰서 확인했는데, 어깨가 무거워지면 ‘이 정도는 굳이’ 하는 생각이 늘어난다. 몸이 피곤하면 시선도 같이 게을러진다. 그 변화를 스스로 알아채는 순간이 조금 불쾌하다.
집에 돌아와 카메라를 내려놓는 순간의 해방감이 생각보다 크다. 책상 위에 카메라를 놓는 소리가 오늘 하루가 끝났다는 신호처럼 들린다. 어깨를 돌리고, 목을 좌우로 꺾어보면 그날 내가 얼마나 오래 밖에 있었는지 몸이 먼저 알려준다.
이 무게를 피하려고 더 가벼운 장비만 찾게 되는 것도 같다. 그런데 너무 가벼우면 이번에는 존재감이 없어서 불안하다. 적당한 무게가 오히려 ‘지금 사진을 찍고 있다’는 감각을 유지시켜 주는 면도 있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어깨가 아팠다. 그래서 조금 일찍 돌아왔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나니 그제야 오늘 걸은 거리가 실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