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를 누른 직후의 망설임
셔터를 누르고 나서 바로 뒤를 돌아보거나 화면을 확인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도 마음속에서는 이미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그 망설임은 대부분 정확하다. 나중에 모니터로 확인해 보면 역시 미묘하게 아쉬운 지점이 있다. 초점이 살짝 빗나갔거나, 수평이 미세하게 틀어졌거나, 결정적인 요소가 가장자리에 너무 가까이 붙었거나. 현장에서 느낀 작은 불안이 결과로 확인되는 순간이다.
반대로 셔터를 누를 때 아무 생각이 안 들었던 사진이 나중에 더 괜찮게 느껴질 때도 있다. 너무 의식하지 않고 찍힌 사진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경우가 있다. 그 점이 사진을 어렵게 만든다. 확신이 있었던 사진이 실패하고, 무심하게 찍은 사진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요즘은 셔터를 누른 직후의 감정을 너무 신뢰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만족감이나 불안감은 그때의 감각일 뿐이다. 최종 판단은 시간이 지난 뒤에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그래도 습관처럼 셔터를 누르고 나면 심장이 살짝 빠르게 뛴다. 성공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그 짧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오늘은 그 망설임이 유난히 많았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역시 절반은 버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