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키(chunkey)는 북미 원주민의 옛 경기다. 한 사람이 양면을 오목하게 간 돌 원반을 굴리면, 두 선수가 그 뒤를 따라 달리며 긴 창을 던진다. 돌이 멈춘 자리에 더 가깝게 창을 꽂은 쪽이 점수를 얻는다. 미시시피 문화의 중심지였던 카호키아(지금의 미국 일리노이주, 세인트루이스 건너편)에서 서기 600년 무렵 시작된 것으로 여겨지고, 카호키아의 거대한 광장이 청키 경기장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18세기에 이 경기를 본 기록자들은 선수들이 가진 것을 다 걸 만큼 판돈이 컸다고 적었다. 이 게임은 그 경기를 브라우저에서 컴퓨터와 1:1로 해 보는 시제품이다. play.ghmun.com/chunkey 에 있다.
돌이 어디서 멈출지 맞히는 게임
규칙은 단순하게 줄였다. 굴리는 차례는 판마다 번갈아 오고, 굴린 사람도 같이 달려서 던진다. 돌에 더 가까운 창이 1점이고, 25cm 안에 꽂으면 돌에 닿은 것으로 쳐서 2점이다. 7점을 먼저 내면 이긴다. 실제 청키의 점수 규칙은 부족과 시대마다 달랐고 남은 기록도 단편적이라, 게임으로 굴러가는 최소한만 남겼다.
이 게임의 핵심은 돌의 물리다. 경기장은 64m이고, 돌은 처음 속도로 굴러가다가 바닥 마찰로 일정하게 느려진다. 그러면 멈출 거리는 속도의 제곱을 감속의 두 배로 나눈 값이다. 가장 약하게 굴리면 초속 8.5m로 출발해서 15m쯤, 가장 세게 굴리면 초속 16m로 53m쯤 간다. 이것만이면 공식 하나로 답이 나온다. 그래서 두 가지를 섞었다. 판마다 마찰이 ±15% 달라지고,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감속이 위치에 따라 출렁인다. 결국 돌이 처음에 얼마나 빨랐는지, 얼마나 빨리 느려지는지를 눈으로 보고 감으로 맞혀야 한다.
굴리기는 누르고 있다가 떼는 방식이다. 오래 누를수록 세지는 게 아니라 힘 막대가 0.75초마다 오르내린다. 원하는 세기에서 정확히 떼야 한다. 던지기는 돌이 구르는 동안 화면에서 돌이 멈출 것 같은 곳을 누르고 떼면 된다. 창은 멀리 던질수록 많이 빗나간다. 빗나가는 정도는 거리의 2.5%를 표준편차로 하는 정규분포를 따른다. 30m를 던지면 표준편차가 75cm다.
창이 먼저 꽂히고 돌이 그 자리를 지나갈 때가 재미있다. 돌이 초속 3.2m보다 느리면 창에 걸려 그 자리에 멈춘다. 빠르면 창을 쳐서 앞으로 넘어뜨리고, 속도가 30% 줄어든 채 계속 굴러간다. 일찍 정확히 던지면 돌을 내 창 앞에 세울 수 있고, 너무 일찍 던지면 돌이 창을 밀어 버린다.
던질 시간이 2초밖에 없었다
첫 버전은 해 보니 너무 급했다. 선수는 출발점에서 투척선까지 달리는 동안만 던질 수 있는데, 달리기가 초속 7m, 투척선이 15m라 던질 수 있는 시간이 2초였다. 돌이 출발하고 2초 뒤에는 아직 한창 구르는 중이라 멈출 자리를 짐작할 단서가 거의 없다. 다음 날 달리기를 초속 4.2m로 줄이고 투척선을 19m로 옮겼다. 던질 수 있는 시간이 4.3초로 늘었다. 이제 오래 볼수록 정확해지지만 늦으면 파울이라, 언제 던질지가 판단거리가 됐다.
이런 숫자를 코드에서 계속 고치기 번거로워서 튜닝 패널을 붙였다. 달리기 속도, 투척선, 창 오차, 돌 속도 범위, 마찰, 울퉁불퉁함, 2점 거리, 승리 점수, 상대의 예측 오차와 판단 시간까지 16개를 슬라이더로 바꿀 수 있다. 값은 브라우저에 저장되고, 마음에 드는 조합은 설정값 복사로 글자로 뽑아 둘 수 있다. 공개된 게임에도 이 패널을 그대로 뒀다. 숫자를 바꾸면 다른 게임이 되는 걸 직접 만져 보는 것도 재미있어서다.
상대는 늦게 볼수록 정확하다
컴퓨터 상대도 사람과 같은 문제를 푼다. 정해진 순간에 돌의 현재 위치와 속도를 보고, 마찰을 짐작해서 멈출 자리를 계산해 던진다. 마찰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오차를 섞어 짐작한다. 쉬움은 30%, 보통은 15%, 어려움은 6%를 틀린다. 던지는 순간도 다르다. 쉬움은 0.6~1.6초, 보통은 1.3~2.8초, 어려움은 2.4~3.9초 사이에 던진다. 늦게 던질수록 돌이 이미 많이 느려져서 남은 거리가 짧고, 짐작이 틀려도 덜 빗나간다. 사람이 하는 판단과 같은 원리라서, 어려움 상대는 투척선 바로 앞까지 기다리는 게 눈에 보인다. 대신 바닥의 울퉁불퉁함은 계산에 넣지 않는다.
카호키아 광장의 해 질 녘
배경은 카호키아다. 오른쪽에 계단식으로 쌓은 몽크스 마운드(Monks Mound)와 꼭대기의 건물, 가운데에 기둥을 둥글게 세운 우드헨지, 그 앞에 망루가 달린 목책을 실루엣으로 그렸다. 하늘은 해 질 녘이다. 이미지 파일은 하나도 없고 전부 캔버스 코드로 그린다. 소리도 파일 없이 Web Audio로 만든다. 돌이 구르는 소리는 속도에 따라 커졌다 작아지는 잡음이고, 창이 날아가는 소리, 땅에 꽂히는 소리, 돌이 창에 부딪히는 소리를 따로 합성했다.
아직 시제품이다
이 게임은 실제 원주민의 경기를 소재로 한다. 그래서 출시라고 부르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카호키아 계열의 후손으로 여겨지는 공동체와, 지금 청키 경기를 되살리고 있는 단체에 명칭과 묘사가 괜찮은지 묻는 것이다. 게임 화면에도 그렇게 적어 두었다. 역사 속 판돈은 게임에 넣더라도 현금성 재화가 아니라 가상의 명성 점수로만 다룰 생각이다. 그다음 계획은 돌과 창을 고르는 선택, 진흙 바닥 같은 경기장 종류, 성격이 다른 상대, 두 사람 대전 순서다.
사용법
내 차례에는 경기장을 누르고 있다가 원하는 세기에서 떼서 돌을 굴린다. 그다음 달리는 동안 돌이 멈출 것 같은 곳을 누르고 떼면 창이 날아간다. 투척선을 넘기 전에 던져야 한다. 키보드로는 스페이스를 누르고 있으면 힘이 차오르거나 조준점이 앞으로 나가고, 떼면 굴리거나 던진다. 오른쪽 위에서 상대 실력을 쉬움·보통·어려움 중에 고를 수 있다. 튜닝 패널은 경기장 아래에 있고, ` 키로도 열고 닫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