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고르고, 이름을 붙이고, 올리는 과정이 끝나면 이상하게 허무해질 때가 있다. 찍을 때는 집중했고, 고를 때도 꽤 오래 고민했는데, 올리고 나면 그걸로 끝이라는 느낌이 든다.
조회수가 나와도 크게 기쁘지 않고, 반응이 없어도 특별히 실망하지 않는다. 예전에 비해 감정 기복이 많이 줄었다. 그냥 ‘올렸구나’ 정도의 담담한 기분이다.
예전에는 사진을 올리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완성되는 것 같은 기분이 있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올리는 과정이 사진을 정리하는 작업이 됐다. 하드디스크에만 쌓아두면 결국 다시 안 보게 된다. 공개된 공간에 올려두면 최소한 한 번은 제대로 선택하게 된다. 무엇을 남길지, 무엇을 버릴지 결정하는 시간이 생긴다.
그래서 요즘은 사진 자체보다 ‘이 사진을 왜 남겼는가’를 더 자주 생각한다. 단순히 형태가 예뻐서? 기술이 괜찮아서? 아니면 그날의 공기나 온도가 기억나서? 후자인 경우가 더 많다. 그날 바람이 어땠는지, 사람이 많았는지, 내가 좀 지쳐 있었는지, 그런 사소한 맥락이 사진에 같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든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진보다 그날의 상태가 배어 있는 사진이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흔들렸거나 노출이 아쉬운 사진을 일부러 남기기도 한다. 완벽한 결과물보다 그 순간의 기록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오늘은 올릴 사진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이런 글을 남긴다. 사진이 없을 때도 기록은 할 수 있으니까.